지난 주말, 사전 예고 없이 경북의 두 작은 군에 대통령의 발길이 닿았습니다. 청송군 진보전통시장과 영양군 연당마을. 두 곳의 공통점은 하나, 바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이라는 점입니다. 주민 한 사람당 매달 20만 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이 지급되는 이 실험이, 과연 마을을 바꾸고 있을까요? 현장에서 확인된 숫자와 주민들의 목소리를 정리했습니다.

📋 핵심 요약 — 청송·영양 기본소득 한눈에 보기
| 구분 | 청송군 | 영양군 |
| 시범지역 선정 | 올해 6월 추가 선정 | 지난해 10월 선정 |
| 지급 시작 | 8월부터 | 2월부터 |
| 월 지급액 | 20만 원 (청송사랑카드) | 2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
| 인구 변화 | 2~3개월 만에 1,500명 증가 | 시행 이후 5.2% 증가 |
| 상권 변화 | 사용처 확대 중 (주유소·편의점) | 가맹점 194곳 증가 (41.5%) |
정부 기준 지급액은 월 15만 원이지만, 두 군은 자체 군비를 더해 월 20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17개 군에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며, 정부는 내년 35개 군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1. 왜 청송·영양인가 — 사라지던 마을의 반전
청송과 영양은 모두 인구 감소로 몸살을 앓던 지역입니다. 특히 영양은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지형 탓에 '육지의 섬'이라 불릴 만큼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상점이 없는 마을에서는 생필품을 사러 먼 길을 나서야 하는 주민도 적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은 영양 연당마을 회관에서 주민들과 둘러앉아 "기본소득은 지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 손을 잡고 영양에 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산너머 안동과 맞닿은 이 고장이 다시 사람이 사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였습니다.

2. 숫자로 확인된 변화 — 인구, 가맹점, 창업이 함께 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인구입니다. 영양군은 기본소득 시행 이후 인구가 5.2% 증가했습니다. 영양군수는 "반세기 만에 인구가 늘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청송군수도 "시행 2~3개월 만에 인구가 1,500명 늘었다"며 "앞으로 3,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양 가맹점 41.5% 증가
기본소득 지급 6개월 만에 지역화폐 가맹점이 194곳 늘었습니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10개 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신규 창업 10.3% 증가
농식품부의 현장 점검 결과, 기본소득 시행 이후 영양의 신규 창업이 10.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송 신청률 91.3%
8월 기준 신청자는 2만 2,307명으로 전체 대상자 2만 4,437명의 91.3%를 차지했습니다. 신청자 전원이 확정되면 매달 44억 6,140만 원의 지역화폐가 지역에 공급되는 규모입니다.
현장 상인들의 체감도 비슷합니다. 진보전통시장의 청년 상인들은 기본소득 지급 이후 매출이 늘고 장사 여건이 나아졌다고 전했습니다. 돈이 지역 안에서 돌면서 상권 전체에 온기가 퍼지는 모습입니다.
3. 돈은 어떻게 쓰이나 — 지역 안에서만 도는 20만 원
기본소득은 현금 통장에 꽂히는 돈이 아닙니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돼, 해당 군 안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외지로 빠져나가지 않고 동네 식당·마트·약국·미용실에서 소비되도록 설계된 구조입니다.
청송은 기본소득 사용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생활권별로 사용 범위를 나눠 운영하고 있습니다. 10월에는 주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유소와 편의점 등 사용처를 넓혔습니다. 제도가 현장의 목소리에 맞춰 조금씩 다듬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영양의 이동장터 '마실장터'도 눈길을 끈 현장입니다. 상점이 없어 생필품 구매가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차량 2대가 식료품 등 150종이 넘는 물품을 싣고 매주 5일, 하루 두 차례 마을을 찾아갑니다. 기본소득과 이동장터가 맞물리면서, 장보기 자체가 어려웠던 마을의 생활 여건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4. 앞으로 — 17개 군에서 35개 군으로, 재원은 어떻게
정부는 현재 17개 군에서 시행 중인 시범사업을 내년 35개 군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현재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인구감소지역 52개 군을 대상으로 추가 선정 공모가 진행 중이며, 18개 군 안팎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예산도 크게 늘어납니다. 정부 예산안에는 관련 예산을 올해 추경 포함 3,047억 원에서 1조 1,658억 원으로 늘리고, 국비 지원 비율을 40%에서 50%로 높이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최종 규모는 국회 예산 심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이 가계에 보탬이 되고 지역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음을 확인했다. 농어촌 기본소득을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해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가겠다.
재원 확보 방안으로는 재생에너지 수익 활용 구상도 제시됐습니다. 전국 최대 풍력단지가 있는 영양의 지역적 특성을 언급하며,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발생하는 공유 수익을 기본소득 재원으로 삼는 방안입니다. 다만 이 구상이 실제 재원으로 안착할지는 앞으로의 제도 설계에 달려 있습니다.

5. 아직 남은 숙제 — 장밋빛 숫자만 볼 수는 없다
대통령도 간담회에서 제도의 약점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정치적 논쟁거리가 돼서 안정성이 많이 부족하다"며 "실효적인 운영을 통해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큰 과제"라고 말한 것입니다. 시범사업이라는 성격상 정권이나 예산 상황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 사용처 부족 — 쓸 곳이 적으면 상품권이 제 역할을 못 합니다. 청송의 사용처 확대처럼 현장 보완이 계속 필요합니다.
- 지방비 부담 — 월 20만 원 중 군비 추가분은 지자체 재정에 부담이 됩니다. 국비 비율 상향이 이를 얼마나 덜어줄지가 관건입니다.
- 정주 효과 검증 — 인구 증가가 일시적인 전입인지, 실제 정착으로 이어지는지는 더 긴 시간의 관찰이 필요합니다.
⚠️ 꼭 기억할 점
농어촌 기본소득은 아직 전국 제도가 아니라 시범사업입니다. 거주 지역이 대상 군에 포함되는지, 신청 절차와 거주 요건은 어떻게 되는지는 해당 군청·읍면 행정복지센터 안내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주소만 옮긴다고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닙니다.
맺음말
청송과 영양에서 확인된 건, 매달 20만 원이라는 작은 돈이 마을의 공기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인구가 늘고, 가게가 늘고, 새로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물론 이 변화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단단하게 이어질지는 아직 증명 중입니다. 내년 35개 군으로의 확대와 예산 심의, 추가 선정 결과가 이 실험의 다음 장을 결정할 것입니다. 사라지던 마을이 다시 사람이 사는 공간이 될 수 있는지, 청송과 영양의 오늘이 그 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 농어촌 기본소득은 누구나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현재는 정부가 선정한 시범사업 대상 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로 거주하는 주민이 대상입니다. 전국민 대상 제도가 아니며, 농업 종사 여부와는 무관합니다.
Q. 청송·영양 주민은 왜 월 20만 원을 받나요?
A. 정부 기준 지급액은 월 15만 원이지만, 두 군이 자체 군비를 추가로 투입해 20만 원으로 올려 지급하고 있습니다. 군마다 추가 지원 여부는 다릅니다.
Q. 기본소득은 현금으로 주나요?
A. 아닙니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되며, 해당 군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역 밖으로 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한 장치입니다.
Q. 내년에는 어느 지역까지 확대되나요?
A. 정부는 내년 시범지역을 35개 군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재 참여하지 않는 인구감소지역 52개 군을 대상으로 추가 선정 공모가 진행 중입니다.
Q. 기본소득을 받으려면 어디에 신청하나요?
A. 주민등록 주소지 읍·면 행정복지센터 등 해당 지자체가 안내한 접수처에서 신청합니다. 실거주 여부 조사를 거치므로, 실제 거주 요건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